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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훈의 세상보기 '아멘'하면 낫는다고?

편집국장 0 542

​'아멘'하면 낫는다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은 2020년 3월2일이다.


세상이 온통 잿빛으로 물들어 있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내가 숨 쉬며 발 딛고 살아가고 있는 이 지역이 온통 신음소리와 죽음의 그림자로 얼룩져 가고 있다.


정치판은 정치판대로 시끄럽다. 경제는 경제대로 더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아픈 사람도 불안하고 건강한 사람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코로나-19’가 덮치고 있는 오늘의 풍경이다.


어제 주일에는 광화문 광장 집회(범투본)를 대체하는 모임이 서울의 모 교회에서 있었다는 것을 매스미디어를 통하여 접하게 되었다.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의 모습이 교회 안팎을 메웠다고 보도를 하고 있었다.


그 모임 중 설교자가 이런 내용으로 설교를 했다고 한다.


“예수 믿는 사람한테는 바이러스가 침범하지 못 합니다.”


 “병 걸려도 ‘아멘’ 하면 다 낫습니다. 걱정마세요.”


 “할렐루야. 살아도 주를 위하여, 죽어도 주를 위하여, 뭐가 겁납니까.”


이어서 엄마부대 대표라는 사람도 “신앙심이 없는 사람은 신종코로나 확산에도 예배드리는 걸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며 “마스크만 철저히 쓰면 비말(飛沫)에 의해 퍼지는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모여든 군중들에게 모 목사와 모 대표라는 사람들이 쏟아 낸 말치고는 성경을 너무 넘어선 말들이 아닌가 싶다. 그들의 말을 정리해 보면 ‘코로나-19’가 예수 믿는 사람에게는 바이러스가 침범하지 못한다는 것과, 설사 병에 걸려도 아멘하면 다 낫는다는 것이다.


이 내용을 다시 의역을 해 보면 “믿음만 좋으면 전염병조차도 걸리지 않는다. 뭐가 겁나냐?”이다.


모 대표야 기독교를 잘 모르는 초보 신앙인이겠거니 하면 되겠는데 속이 상하는 것은 현직 목사가 그것도 ‘코로나-19’로 죽어가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 이 상황에서 어떻게 ‘아멘’을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군중들을 속일수 있는가? 이다.


그것도 설교 중에.


성경이 가르치는 ‘아멘’은 병 고침을 보장하지 않는다. 질병은 모든 사람에게 찾아오는 삶의 과정일 뿐이다.


잘못이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정직하게 살아도 질병은 피할 수 없다.


사도 바울도 그랬고 교회 안에 병든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해 주라는 야고보의 가르침도 그렇다.


교회 안이라고, 예수 믿는 사람이라고 질병을 피할 수는 없다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이다.


그런데 어떻게 ‘아멘하면 병이 낫는다’는 단순무지한 구호로 순수한 신앙의 본질을 흐리게 만들 수 있는가?


우리는 다시 오실 주님을 만나야 할 그때까지 질병을 안고 살아가야 할 연약한 존재들일 뿐이다. 그래서 하나님을 더 의지하며 살아야 한다.


지금 이 상황에서 하나님의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아멘’이 아니라 이 상황이 지나가도록 하나님의 간섭의 손길을 구하는 것이다.


그리고 동일한 신앙인이면서도 원치 않게 확진자가 되어있거나 전염의 경로가 되어버린 교회들의 회복을 위해서 기도해야 할 때이다.


하나님의 이름으로 함부로 말하지 말자.


‘아멘’을 아무 곳에나 갖다 붙이지 말자.


지금은 묵묵히 하나님만 의지하고 바라볼 때라는 것을 잊지 말자.


/ 포항강변교회 담임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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